2023. 3.19 ~ 2023. 3. 31
김희조, 임아진(AZIN)
< 흑흑 엉엉 꺽꺽 >은 전시와 워크숍, 두 개의 파트로 구성된 프로젝트이다.
흔히 타인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것은 실패와 미성숙함, 어른스럽지 못하거나
나약함의 지표로 여겨진다.
또한 눈물은 종종 조속히 해결해야 할 무언가로 생각되어 그 이유를 묻고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중요시된다. 따라서 울음의 당사자는 눈물의 이유를
설명해야 하는 위치에 놓이며 ‘뭘 잘했다고 우는지’,
‘겨우 그런 일로 우는지' 등의 발언으로 슬픈 감정을
부정당하거나 눈물의 이유를 정당화하도록 요구받는다.
하지만 자신이 느낀 슬픔을 인정하고 표출하는 행위는
스스로의 비극을 직면할 수 있게 해주고 무엇보다 아픔을 뒤로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맥락에서 프로젝트 < 흑흑 엉엉 꺽꺽 >은 눈물이라는
감정의 표현을 긍정하며 그 감정을 나누며
형성되는 연대에 주목한다.
'흑흑', '엉엉'과 '꺽꺽'은 서로 다른 울음소리의 의성어로,
세 용어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제목 < 흑흑 엉엉 꺽꺽 >은
여러 사람이 한데 모여 각기 다른 이유와 각자만의 방식으로
울며 감정을 공유하는 모습을 나타낸다.
다양한 울음소리로만 구성된 제목처럼, 본 프로젝트는 울음의 이유를 묻거나
울음을 그치기 위한 방안을 조언하는 대신 우는 행위 그 자체에 주목하여
마음껏 감정을 표출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프로젝트 기간 동안 공간 파도는 임아진(AZIN)의
엉엉 우는 인물이 그려진 작품으로 가득 찬다.
그림 속 사람들은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는 데
거리낌이 없으며 우는 행위에 몰두하고 있다.
김희조가 기획, 진행하는 < 눈물 워크숍 >은 슬픈 사연을 읽으며 다 함께
눈물을 흘리는 감정 공유 워크숍이다.
본 프로젝트는 주최측과 관객 모두 해묵은 기억을 떠나보내고
감정의 파도 같은 슬픔에 장례를 치러주고자 한다.
*눈물 워크샵은 3월 25, 26일 19시에 진행됩니다.
참여신청은 링크를 통해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