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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 밖에서 우리는 흔들린다


《프레임 밖에서 우리는 흔들린다 We Tremble Outside the Frame》
이요 EEYO · 이은우 EUNWOO LEE
2026.6.30 - 2026.7.14
월 - 일 1pm - 7pm (휴무일 없음)
공간 파도(서울 마포구 고산7길 23 1층)


한동안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잠시 작업을 멈춘 채 지냈다.
무언가를 비워둔 채로, 혹은 덧붙이지 못한 채로.
다시 만나 작업 이야기를 꺼냈을 때, 우리는 이미 프레임 안에 있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어떤 것은 끝내 들리지 않았고, 어떤 것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빈자리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남겨진 것이었고,
덧자리는 그것을 메우기보다 잠시 머무는 방식에 가까웠다.
우리는 그 어긋난 자리를 고치지 않은 채, 흔들리는 상태로 남겨두었다.


우리는 ‘자리’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한다.
자리는 고정되어 있는가, 아니면 이동하며 만들어지는가.
이 질문은 『제자리가 있다는 것』을 읽는 과정에서 생겨났다.
‘자리’는 하나의 위치로 묶이지 않는다.
계속해서 이동하고 겹쳐지며, 때로는 비워진 채 남아 있는 과정에 가깝다.
그 흔들림 속에서 각자의 자리는 다시 만들어진다.
어떤 자리는 비워진다.
어떤 자리는 설명되지 않은 채 남는다.
어떤 자리는 다른 감각 위에 덧붙여지며 드러난다.
이은우에게 ‘빈자리’는 공백이 아니다.
비워둔 상태로 남겨진 장면은 시간과 공간의 흐름을 드러내는 장치에 가깝다.
처음의 빈 상태에서 요소가 하나씩 놓이고, 대상이 자리 잡으며, 색이 더해진다.
이후 비워두는 자리가 다시 형성된다.
이 비워둠은 결핍보다 연결을 유도한다.
여백은 장면과 장면 사이의 시간과 공간의 흐름을 만든다.
이요에게 ‘덧자리’는 고정된 위치가 아니다.
이미 존재하는 감각 위에 다른 감각이 겹쳐지며 발생하는 상태에 가깝다.
그 사이에서 감각이 어긋나고, 충돌하며, 미세한 틈을 드러낸다.
중심이 아닌 경계 주변을 맴도는 무형의 것들을 몸으로 느낀다.
그 반응과 흔적을 따라가며 덧자리를 만들어간다.
서로 다른 방향에서 출발하지만, 이 질문으로 다시 이어진다.
우리는 무엇을 느끼고 있으며, 무엇을 느끼지 못하는가.
그 감각은 어디에서 시작되고, 어디에서 비워지며, 어디에 덧붙여지는가.

*클레드 마랭, 『제자리가 있다는 것』, 황은주 옮김, 에디투스, 2025


글. 이요




서문: 이요
후원: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촬영: 최철림(@choi_chui_lim)
그래픽 디자인: 아페퍼(@ap3pp3r)
*2026 장애예술활성화지원사업 선정 프로젝트입니다.

작가소개
이요 @eeyo.zip
가청과 비가청의 경계에서 발생하는 지각의 차이에 관심을 둔다. 회화, 설치, 사운드를
통해 소리가 신체와 재료, 공간에 남기는 반응을 관찰하며 감각이 형성되는 탐구한다.
현재 진동과 물질의 움직임을 매개로 감각 간의 어긋남과 마찰을 드러내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은우 @woonuulee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사소하지만 생명력 있는 것들을 관찰한다. 주로 회화와 드로잉을
통해 그들의 자취를 남기고 숨을 불어넣어주려 한다. 일상을 보내며 지켜봐온
사물들과 생명체 속에서 나를 발견하고 낯선 것에 대한 동질감을 느끼며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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