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핸드 노드 >
카야, 진솔
2026.04.29 - 05.10
13:00 - 19:00
《핸드 노드/Hand Node》
둘은 여러 해 동안 알고 지냈다. 가까운 거리에 작업실을 두고 있어 서로의 공간을 오가며 근황을 나눠왔다.
최근 카야는 원인 모를 이석증과 어지럼증을 겪게 되었고, 진솔은 반복되는 누수와 침수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신체와 생활에 침투한 미세한 균열은, 그들의 삶이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는 이어갈 수 없다고 말해주는
듯했다. 둘은 각자의 어려움을 서둘러 봉합해 버리거나 해결하려 하기보다,
서로의 상태를 공유하며 균열이 발생한 지점으로부터 이동하는 방식을 택한다.
그곳에서 이어진 점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새로운 곳에
도달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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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 번에 모든 것을 바라본다. 먼 것과 가까운 것이 상실되고, 먼 거리에 존재하는 시선은
바로 내 옆에 있는 것을 바라보는 시선과 구분이 어려워진다. 거리감각의 상실은 어지럼증을
유발하고, 비틀대면서도 나아가겠다는 태도는 어설픈 상상 속에 우리를 머무르게 한다.
시간의 물결을 붙잡아 두면, 모든 것이 한자리에 뒤섞인다. 누워있을 때가 문제다. 그리고
아침이 문제다. 헝클어진 생각과 해답 없는 질문은 반복되고, 시스템을 빗겨나고자 하는
꿈은 효과처럼 존재한다.
멀티 플러스 모니터 상태를 유지.
고글이 정말 싫다. 고글을 쓰고 어두운 공간에서 나의 눈동자를 트래킹한다. 낯선 얼굴에
얹어본다. 경험이 옷이 된다면. 소맷단에 자꾸 묻어오는 익숙한 냄새, 나는 엄마의 것을
물려받았다는 생각에 새삼 바느질이 다르게 느껴진다. 삶을 수선하는 일, 그것은 헤진
바짓단을 움켜잡고 걷는 이의 걸음걸이와 같다. 새끼손가락에 실을 먼저 걸고 검지와 중지
사이로 실을 빼서 검지로 실 텐션을 유지하고 엄지와 중지로는 실을 잡는다.
납작한 선이 일어서는 때, 그 방향으로 나를 순간 뒤로 젖힌다.
나의 눈동자가 튀는 방향을 분석하여 어느 지점에서 빠졌는지를 파악한다. 걸음의 모양을 띤
계단이 이어지고, 몸이 집이 될 수 있다면, 나는 작은 창을 통해 멀리 떨어진 세상 곳곳을 지켜본다.
그들이 부르는 이름, 내가 곱씹는 이름, 일인칭과 삼인칭 사이의 거리는
더듬어 찾을 수도 없다.
진솔, 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