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회(金旼廻, Minhoe Kim, 1996-)는 2024년 3월 3일부터 14일까지 10일간 공간파도에서 첫 개인전을 선보인다. 김민회는 대상-개체의 물리적 구조, 생리적 메커니즘, 발생 및 진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며 각각의 국소적인 부분과 찰나의 장면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번 김민회 첫 개인전 《채집》은 22년 5월부터 포착하기 시작했던 길가에서 찍은 수풀가의 사진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풀이라는 피사체의 모습에 집중하여 ‘촬영했다’기보다는 수풀가의 장면을 ‘채집했다’는 단어가 어울렸던 시기에 자신도 모르게 특정한 대상들을 함께 포착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이내 ‘공감각적 이미지, 방수페인트, 개구리’ 세 곳에 위치한 무의식의 결절점(結節點)들을 연결하여 임의의 관계망을 생성하고 구구단을 외우 듯 수풀가의 이미지에서 시작하여 종이콜라주와 석고 등의 매체로 원관념을 발현시키기 시작했다.
[비가 내린 뒤, 아직 축축하게 젖어 있는 도롯가에서 우연히 마주친 개구리]
개구리와의 만남은 필연적일 수 없다. 언제 다시 내릴지 모르는 물방울이기 때문에 일정한 조건하에서 현상이 확률적으로 일어날 정도를 개연성으로 예측할 수밖에 없다. 김민회의 시선은 이렇게 가능성이 크지만, 확실한 명증성을 가지지는 못하는 사물과 상태의 간극을 좇는다. 일상 속 사물과 장면이 주는 개연성을 가감 없이 솔직하게 받아들이려는 작가의 노력은 관념과 감각의 우선순위를 바꿔가며 만들어내는 통제의 메커니즘에서 짐작할 수 있다. 구상과 추상, 재현과 제시처럼 구분되기 어려운 김민회의 작업은 피사체에 대한 애정을 갖고 수공예적으로 사물의 심미적 가치를 다듬어 재조합해낸 결과물이다. 종이콜라주를 기반으로 하는 회화 작업은 개구리의 울음소리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노래가 파편화된 이미지를 상상한 작업이다. 잉크젯 프린터로 뽑아낸 결과물을 여러 장으로 나누어 배치하고 물로 한차례 지워낸 뒤, 수풀가를 향한 개구리의 시선을 고려하여 분채를 올리는 과정을 통해 집중된 형상을 조각낸다. 테이프와 분채를 이용하여 사물의 흔적, 상황, 시간을 표현하고, 인쇄물의 모퉁이를 이용하여 화면을 강조적으로 구성한다. 석고를 사용한 입체 작업은 피사체의 조형적인 특징에 흥미를 느끼며 만들어낸 종이조각에서 시작되었다. 이를 2차원의 도면으로 치환하고, 도안을 따라 제작된 종이 거푸집에 석고를 부어 본을 떠냈다. 대상의 특징을 좇아 연결점을 그려내는 작가의 시선은 결국 수집되었던 사물-개체들의 본질이 향하는 한 곳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김민회는 인식되는 이미지와 너머의 이야기 그리고 미완결성과 지표성에 대한 관심을 녹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