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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형
< 위-빌 오케스트라 >
2021년 10월 4일 ~ 10월12일
2017년 작업 활동 중 만나게 된 관람객의 위대하거나 빌어먹거나라는 한마디의 농담은 새로운 연작의 씨앗이 되었다.
이 작은 해프닝으로 결국 노동과 예술의 가치에 대한 고민은 물론 현 사회를 살아가는 청년으로서 어떠한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이는 다양한 관계 속 상실을 바라보던 시선을 온전히 나를 기점으로 바라보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를 통해 비효율적이고 무의미한 행위들이 사회적으로 어떠한 가치이고, 역할이며 그 속에서 생존하는 우리는 어떠한 존재인지 더욱 심도 있게 탐구하길 바랐다.
추상적 작업 활동으로 표현하기 보다는 본인의 신체를 재료로써 여러 행위와 과거 일부 영역에선 생존을 위한 언어로써 사용되었지만, 첨단 기술의 발달로 인해 이제는 역사책 속으로 편입된 모스 부호를 접목하여 작업 활동을 하였다. 이전의 세대에서는 해독 가능한 언어가 지금은 의미 없는 깜빡임이 된 것처럼, 미술을 통해 세상에 무엇인가를 전달하고 또 말하고자 하는 행위 자체가 모스부호를 사용한 통신방법과 중복되어 생각되기도 한다. 내가 존립을 위해서 필사적으로 하고 있는 노력은 해독을 필요로 하면서도 누군가에게는 사장된 언어로, 알아듣지 못하는 무의미한 움직임으로 느껴질 것이다. 과거에는 필수적인 언어로 사용되던 모스부호가 이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것이 된 것처럼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 해나갈 작업 활동 또한 나에겐 생존을 위한 필수 언어지만 대다수에겐 ‘아무짝에 쓸모없는 짓거리’ 일 뿐인 것이다.
이번 위빌 프로젝트는 2019년 청주 창작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개인전 ‘콜럼버스와 인디언’을 시작으로 여러 변주로 재창작, 재구성되고 있다. 엉덩이 볼기를 타격하는 손은 일정한 규칙을 통해 내려오곤 하지만, 이내 어떠한 언어로 치환되는지 알 수 없고, 간간이 참지 못한 고통의 신음이 이러한 규칙적인 리듬을 방해한다. 또 다른 곳에선 길고 짧은 양말을 신거나 벗거나, 힘이 바짝 들어간 발이 반복적으로 나오기도 한다.
장음과 단음이 시각언어로 표현되거나, 소리로서 표현되거나, 두 가지가 모두 뒤섞인다.
불규칙한 여러 영상이 모인 해당 전시장 내에선 엉뚱하게도 일정한 규칙이 표현되며 리듬을 형성하기 시작한다. 그 속에서 관람객 또한 움찔움찔 리듬을 방해하거나, 변주의 형태로서 존재한다. 전시나, 프로젝트 규모에 따라 구성된 플레이어를 통해 분산되거나 집중되며 이번엔 1인 오케스트라를 구성, 제작되었다.
-전시서문 중